본문 바로가기

Riding

2020 코리아 채리티 라이드 : Day 2

반응형

너무 피곤해서 그런지 알람 맞춰 둔 시간보다 일찍 일어나서 눈 뜨자마자 밥을 외쳤다.

대충 씻고 팀원분들과 함께 조식을 먹었다. 역시 펜션의 조식은 황태해장국이 국룰이지!

너무 힘들어서 그런지 사진 한장 남아있지 않은 쓸쓸한 펜션 조식..ㅋ

 

숙소 다시 돌아온 뒤에 둘째날 라이딩 준비를 했다. 안장에 닿는 부위는 살이 다 쓸려있고 수포도 올라와 있는데다 온몸의 피로가 풀리지 않았다 보니 준비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첫날 스포크 터진 팀원 커플은 둘째날 라이딩이 불가능했기에 고속버스터미널로 직행하기로해서 일찍 자전거와 함께 회수차에 몸을 실었다.

 

오늘은 네명이서 출발하기로 하여 꾸물거리다보니 출발도 우리가 꼴찌였는데 물 채워넣고 바나나 한개씩 등에 꽂아서 어떻게든 페달을 굴리기 시작..

 

출발 전 전체 공지로 터널을 통과하는 코스는 위험하니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라고 했기때문에 일단 자전거 도로를 따라 이동했는데 첫째날 마지막까지 나를 정말 힘들게 했던 숙소앞 약오르막을 신나게 내려가면서 속으로 어찌나 욕을 했는지.ㅎㅎ

 

그렇게 마치 좀비처럼 페달을 굴리다보니 주변 경관이 갑자기 바뀌고 그렇게 이화령 업힐이 시작되었다.

아니 선생님 숙소 나가서 바로 이화령이라니요..

일단 서둘러 물과 사탕을 냠냠하고 신경써서 호흡하며 찬찬히 올라가기 시작.

역시나 다른분들은 먼저 슝 올라가시고..고비가 몇번 찾아왔으나 그래도 어떻게든 올라갈 수 있었다.

다행히 도로 상태가 깨끗해서 그나마 괜찮았던 것 같다.

 

이화령 인증은 꼭 해야한다며 인증센터에서 모바일 인증을 하고, 음료와 마늘빵 사서 먹으며 잠깐 쉬었다.

끝내주는 포토존이 있다고 하여 거기서 사진도 찍고 다운힐!

다운힐 중에 도로가 이상하게 울렁거리는 구간이 있었는데, 그 구간만 조심하면 무난한 다운힐이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다운힐이 길어서 손은 많이 아팠지만 다리는 쉴 수 있으니 정말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시골길을 그대로 달려 불안한 표지판을 발견, 소조령이었다.

연이어 나오는 업힐 할 수 있을까, 여기까지인가, 내려야 하나 이런 저런 암울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가민 1030 사용하고 계시는 팀원 한분이 경사도 체크하시더니 완만하다고 해주셔서 멘탈 다시 부여잡고 올라갔다.

정말 완만하긴 하구나.. 완만하긴 한데 왜 이렇게 힘이드는지.. 아까 지나갔던 자덕 한분은 이화령 찍고 다시 온거같은데 왜 내 앞에 계시는가!

 

어쨌든 나는 느리긴 해도 내리진 않는다는 일념으로 소조령 정상까지 올라갔다.

어떻게든 생명력을 가늘고 길게 연장하는 느낌으로 이화령에서 남겼던 파워에이드 다 먹고 파워젤 하나 또 먹고 사탕 하나 또 먹고 열심히 먹고 다운힐 준비 중에 뿍님이 카톡하느라 뒤따라 갈테니 먼저 출발 하라고 함.

 

셋이서 먼저 출발을 했는데 길도 괜찮았고 헤어핀도 거의 없어 신나게 내려갈 수 있었다. 너무 신나게 내려가다보니 속도가 꽤 붙어서 슬슬 뒤에서 출발한 뿍님이 걱정되기 시작, 다른분들 먼저 보내고 나는 남아서 잠깐 기다렸다 같이 가기로 했다. 생각보다 한참동안 안와서 걱정했는데 중간에 길을 잘못들어 조금 지체되었다고 해서 앞선 두사람을 따라잡기 위해 열심히 밟기 시작했다.

 

이후 오르막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신나게 밟았는데 속도를 너무 내어서 그런건지 자전거길 낙후된 턱을 밟고 뿍님 앞 뒤 바퀴 모두 펑크가 나버렸다.

아. 이제 막 몸이 풀리기 시작했는데 펑크라니 ㅠㅠ

팀원에 전화해서 공구통 전달을 요청하고 앞선 두사람 중 한분은 먼저 CP 로 출발, 한분은 돌아와서 공구통을 전달 해 주셨다. 튜브를 갈고 열심히 쫓아가야지 했는데 튜브와 CO2 인젝터가 우리 휠에 맞지 않아 결국 회수차를 불렀다. 회수차 부르고 두사람은 먼저 출발하라고 하였지만... 놓고 가기 안쓰럽기도 하고 이미 많은 시간이 지체 된 상황에서 먼저 간 일행을 따라잡기 힘들 것 같아 일단 남았다.

 

이리저리 고민 해 본 우리는 회수차를 타고 CP까지 점프해서 혼자 달리고 있을 팀원을 기다리기로 결정.

그렇게 그분은 100km 를 혼자 달리게 되었고 우리는 완주를 포기하게 되었다.

늦었어도 첫째날 완주를 했기때문에 너무나도 아쉬운 상황이었지만 펑크는 어쩔 수 없다며 애써 위로한채 회수차를 탔고, CP 이후로는 우리가 끌어줘야 한다며 조금이라도 회복하기 위해 CP 까지 이동하는 동안 꿀잠을 잤다.

 

둘째날 CP인 이포보 전망대 주차장에서 두어시간 기다려 슬슬 걱정이 되어가는 무렵 팀원이 도착했다. 다들 버선발로 뛰어가서 반겨줬는데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외로워!"

 

100km 혼자 달리니 외롭고 힘들만 했다. 날도 더워 온몸에 소금범벅인걸 보니 넘나 안쓰럽 미안하기도 하고 장하기도 하고 ㅠㅠ

간단하게 간식거리 줏어먹고 바나나 하나씩 챙긴 다음 근처 막국수집에서 식사를 하고 라이딩을 계속 하기로 했다.

채리티 대비 이포보 라이딩때 갔던 막국수집을 다시 찾았는데 전에도 느꼈지만 너무너무 친절하시고 서비스 최고인것 같다.

 

비빔막국수 하나씩 시켜서 먹고있는데 오늘 날이 덥다며 사이다 한병 꺼내주시고는 서비스니까 그냥 드시라고 ㅠㅠ 크흡 넘나 감사해서 수육 한접시 추가 주문해서 정말 맛나게 흡입했다.

물병 채우고 가게 밖 데크에 앉아서 짐을 살짝 정리하고 좀 쉬었다 다시 출발하려고 하는데 직원분이 커피를 가져다주셨다. 무려 얼음컵과 함께!! 센스. 무엇..!

 

이포보 이후로는 큰 업힐 두개만 넘으면 되는 코스이고 와 본적 있는 거북단이 자신있게 와츠까지 끌었다.

혼자 100km 주파한 우리 팀원분은 후미에서 회복시키고 다른 팀원 한분은 이쪽 길을 잘 모르시기 때문에 이포보에서 팔당까지는 뿍님이 끌고 이후로는 나랑 번갈아 끌었는데 양평 미술관에서 팀원 무릎에 이상이 생겨 잠깐 쉬고 어제 열일한 맨소래담 파스 스프레이를 꺼내 뿌려대기 시작했다.

 

익숙한 길 나오니 확실히 어제보다 덜 힘든 느낌이었지만 안장 쓸림과 수포때문에 고통이 극심한 상황이었다. 계속 타고있으면 마취(?) 되어 괜찮았는데 내려서 쉬었다 다시 타면 지옥이 시작됨..

 

이포보 벗어나면 나오는 후미고개와 팔당에서 유명한 미음나루 넘을때 또다시 고비였으나... 꾸역꾸역 무사히 넘어 한강 자전거 도로 진입했는데 평소에 정말 짜증스러웠던 인파가 어찌나 반갑던지!

둘째날도 역시 꼴찌로 도착한 우리 팀! 너무 민폐라 내년에는 팀장 바꾸기로 했다 ㅋㅋㅋ 내년에는 그래도 꼴찌는 면하고 싶다. 첫째날 둘째날 모두 늦게까지 기다려준 와츠 관계자분께 넘나 감사하다.

 

비록 아쉽게 완주는 하지 못했지만 마냥 즐거웠다고는 못하겠고..새로운 경험이었다.

함께 해 준 우리 주씨씨 팀원들 너무나 감사하고 내년에 또 할지 안할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더 잘 탈 수 있겠지.

그리고 뿍님이 가방에서 CO2 인젝터가 나왔다. 챙겨놓고 안가져간것.. 그거 보자마자 밀려드는 허무함ㅋㅋㅋㅋㅋ

 

지금은 소염제 먹으며 회복중이라 자전거 못타지만 다음 라이딩은 어디가 될지 벌써부터 걱정스럽다 ㅋㅋ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