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신청만 해놓고 컨디션 난조로 참가를 하지 못했던 채리티 라이드를 올해 다시 신청하고 도전하기로 했다.
주씨씨 팀원들은 어떻게든 회수차 없이 완주를 하기 위해 훈련이 필요하다 하였고, 뿍님이는 투어 가듯이 마음 편히 다녀오고싶다며 기를 쓰고 훈련하는것에 조금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어쨌든 시간은 흘러 부산행 버스에 몸을 실어야하는 날이 다가왔고, 목요일에 부랴부랴 짐을 싸기 시작했다.

준비물 : 파워젤 2박스, 포도당 사탕 약 150정, 맨소래담 스프레이 파스 150ml 2통, 근육통 완화 젤, 마사지 스틱, 패드크림, 클릿슈즈, 첫째날과 둘째날 입을 빕, 져지, 양말, 튜브 1개, CO2 1개, 자물쇠 1개, CO2 인젝터 1개, 세면도구, 보조배터리, 충전케이블, 자전거 커버, 목베개 등등?

금요일 오후 3시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다 함께 산 목베개 장착하고 거의 풀잠 잤는데 휴게소에서 소떡 먹고 화명역에 내려서 미리 예약 해 둔 숙소에 짐을 내려 놓고 근처 돼지국밥집에서 저녁을 먹은 뒤 편의점에서 아침에 간단히 먹을 것을 사들고 하루를 마무리 했다.

토요일 새벽 4시에 출발하기로 하여 3시 반까지 모이기로 하였으나 일행을 기다리느라 조금 지체 된 상황
출발지로 서둘러 갔지만 이미 사람이 많았다. 게다가 출발지가 흙밭이라 전원 클릿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 ㅠㅠ
물 뿌려서 닦아가며 탔지만 마지막까지 왼쪽 클릿은 잘 빠지지 않아 위험했다.
이번 채리티라이드 협찬사인 게토레이에서 스포츠 물병을 하나 준다고 해서 물병은 한개만 가지고 내려갔는데 정말 후회스러운 선택.. 게토레이 물통이 케이지에 맞지않아 아무리 밀어넣어도 약 3cm 가량 들어가서 사용할 수가 없었다. 뿍님 케이지에도 맞지않은 상황이라, 팀원 한분에 게토레이 물통을 맡기고 팀원분 물통을 내 케이지에 꽂아놓고 달렸다.
게토레이 물통은 마실때마다 줄줄 새어나와 탑튜브와 핸들까지 끈적여서 결국 버리기로 결정..
물통 제공한다는거 믿지말고 그냥 내 물통을 두개 챙겨왔어야 하는데 정말 후회된다.
둘째날 짐을 보니 다른 팀들도 많이 갖다 버린 듯 했다 ㅋㅋㅋㅋㅋ


초반에 와츠에서 준 맵을 따라 가지 않고 자전거 도로를 따라 가면서 인증센터를 들러 국토종주 인증을 하고자 했으나, 약 70km 지점에서 일행 한분 펑크와 체력고갈로 회수차를 타고, 우리는 인증을 포기한 뒤 와츠에서 제공한 맵을 따라 가기로 급히 노선을 변경했다. 다른 팀 라이딩을 보면 첫째날 280km~300km 정도 나오던데 우리는 320km 를 타버렸다..ㅋㅋㅋ

어쨌든 한분을 보내고 남은 인원 로테이션 돌면서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팀원 한명 컨디션이 점점 안좋아지기 시작.. 첫째날 CP 바로 직전에서 퍼져 회수차를 타게 되었다. 한명씩 사라지고 네명 남은 상황에서 다시 열심히 달려 CP 도착, 간단히 보급 하고 보조배터리로 가민과 핸드폰 충전 하며 인터뷰도 하고 적당히 쉰 뒤 다시 출발, 먼저 회수차를 탔던 두명은 회수차를 다시 타고 숙소로 직행하여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기로 하였다.
네명만 남은 상황에서 계속 10km ~ 15km 정도 선두로 로테이션 돌면서 달리다가 점심도 챙겨 먹고 페이스 조절도 잘 되어 이대로 별 일 없으면 순조롭게 완주 할 수 있겠구나 했는데 숙소까지 약 90km 정도 남은 지점에서 다람단 휠 스포크가 터지는 사건이 발생.. 휠에 브레이크가 닿고있어서 이게 왜 이러지 하며 여기저기 살펴보다가 스포크가 터진걸 발견했다. 차라리 펑크였다면 어떻게든 수습할 수 있었을텐데 체력도 남아있는 상황에서 스포크 터진거라 아쉽게 DNF..

이후 90km 는 세명이서 달리게 되었는데 50km 남은 지점부터 정말정말정말 한계였다. 인원이 줄어들어 로테이션도 짧아졌고 짧아 진 만큼 쉴 수 있는 구간도 짧아져 달리면서 회복이 거의 되지 않았다. 파워젤이랑 포도당 사탕 쭉쭉 먹어가며 가늘고 길게 연명하는 느낌으로 밟았는데 결국 해가 완전히 떨어지고 시골이라 그런지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속에서 라이딩을 계속 해야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해가 지고 난 뒤 여성만으로 구성된 팀 하나가 무서워서 도저히 라이딩을 못하겠다며 회수차를 탔다고 한다. 울면서 전화했다고... ㅠㅠ
나는 몸 상태가 점점 안좋아지기 시작했고, 팀원 한분은 밤이 되면 앞이 잘 보이지 않고 해서 뿍님이 말뚝선두를 자처했는데 정말 셋 다 힘든 상황이었다. 도착 예상 시간은 끝없이 밀려만 가고 문경 시 들어서서는 업힐이 계속 나와서 더욱 부담이었다. 그 와중에 트럭에서 사람 하나가 내리는데 팀원이..
"사냥 가시나 봐요. 총 들고 계시던데?"
"사람사냥..?"
하지만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며 잠깐 즐겁게 대화하고 오르막을 열심히 올랐다.
그러고는 도로 옆 풀숲이 크게 바스락 거렸는데, 우리는 멧돼지가 나와도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며 다시 즐겁게 올라갔다.
그러다 갑자기 왠.. 개가......
컹컹 거리며 쫓아오기 시작 ㅋㅋㅋㅋㅋ
개 쫓아오는거 확인 하자마자 온몸에 소름이 돋고 다리가 막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언덕이라 낮은 기어에서 타고있어서 페달이 헛도니까 기어 무겁게 넣고 막 밟았다 ㅋㅋ
나도 업힐 잘 탈 수 있구나 하는걸 느끼게 해 준 고마운 훈련교관님 다시는 마주치지 말자 제발

어쨌든 우리는 12시 반쯤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 뒤에 한 팀 더 있어서 사실상 거의 꼴찌팀이 되었는데 숙소에서 밥 먹고 씻고 하다보니 2시정도에 겨우 잠 들 수 있었다. 이미 살은 다 쓸려서 안장통이 극심한 상황이었고 어찌나 힘들었는지 눈에 실핏줄이 다 터져있었다. ㅠㅠ

정말 뿌듯하면서도 너무너무너무 힘든 경험.. 내년에는 절대로 하지 말자 다짐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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